epilogue

분류없음 2016.12.19 11:11

처음 mp3 망고 개발을 생각 했던 때가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쯤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내 할배팟(아이팟 터치1세대) 8G짜리에 좋아하는 노래의

제대로 된 가사와 앨범아트를 표시하는게 목적이었고

중복을 제거하고 신곡 위주로만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가끔 짬짬히, 때론 몇주 몇달을 쉬고 건너 뛰다가 생각나면 또

코딩을 하고를 반복하다가 얼마전 구글 앱스토어에 런칭하기 까지 만 5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정말 끝없이 매우 긴 시간이 지났고,


그간에 고생했던 내 머리속에 남은 생각의 단편들을 정리하고자 글을 끄적여 본다.




우선 시대가 많이 변했다.

일단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도 대부분 mp3를 다운로드해서 듣는사람보다

스트리밍으로 듣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고 많아지고 있다.


초반에 실수와 오판을 했던게,

우선 PC버전을 빨리 개발하고,

이어서 안드로이드를 개발할려고 했던점이다.


그런데, 생업에 치이다보니 PC버전의 완성도 매우 늦어졌고,

너무 오래끌어버리는 바람에, 나의 열정과 목표도 희미해졌고,

다시 안드로이드개발을 하기까지 매우 오랜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PC버전은 버리고, 안드로이드개발을 바로 했어야 했다.

한마디로 내 능력을 과신함...


그래서 PC버전에서 지원하던 자동가사삽입기능을

안드로이드버전에서는 그냥 제외할수 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그래도 끝까지 망고 개발을 놓지 못했고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뭐랄까...


그냥 개발자로서의 자존심? 그리고

여기서 그만두면 향후 수년간은 정말 찝찝한 마음이 한가득일 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오래전 망고를 만들던 초창기에 만났다가 헤어졌던

사람에게 내가 이걸 완성해 냈다... 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물론 그사람은 모르겠지만)

허접한 프로그램을 응원해 주었던게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사실 개발기간이 너무 길어져

이미 런칭 전에도 어느정도의 실패라면 실패에 가까운 결과가 예측은 되었지만,

그래도 틈틈히 묵묵하게 코드를 붙여나갔다.

퇴근후 집에서, 또는 주말에 커피숍이나 스터디카페에 나가서 작업(고행)을 이어나갔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앱개발이라는게 정말이지 고통의 연속인 시간이다.

끝없는 버그와의 싸움,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공이 보장된 것도 아닌데,

자기의 중요한 시간을 적지 않게 투자 해야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시간을 "혹시 내가 만든 앱도 대박나지 않을까?" 하는 아주 희미한 희망하나로 버텨 나간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하고)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너무 늘어지고 부담이 된다면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수천개 이상의 앱들이 전세계 개발자들에 의해서

지금 이순간에도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희망에찬 많은 개인 개발자들이 출시한 앱은 99.9999% 쓴맛을 맛보게 된다고 보면된다.

(나머지 0.0001% 정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약간 있는 것이다.)

설사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도, 유행이 너무 빨라서 앱의 수명이 매우 짧고 카피앱도 많다.

개발기간 중에 OS버전 업그레이드로 다시 다 테스트해야 되는것 정도는 그냥 애교다.


안드로이드, 아이폰 앱으로 개인 개발자가

혼자 덤벼서 스스로 성공이라 평할만한 결과를 얻는게 이제는 불가능에 가까운 시대가 되었고(물론 없지는 않지만...),

이미 앱시장 자체가 저물어 가고 있는 추세가 아닐까 싶다. 


(개발자에게 매우좋은 취미라고 생각되는 사진을 몇년정도 해오면서 

최근 관심을 갖게됐다가 바로 접게됐던 

스톡사진이라는 분야와 마찬가지라고나 할까? 기업형으로 대형화 추세가 되어 이미 끝물이다.)


자평컨대

mp3망고에 들어간 mp3파서는 어느정도만 더 보완하면 충분히 애플 아이팟의 파서수준에 준하게 개발되었고,

오픈소스는 사용하지 않았다. 맘같아서는 몇가지 정도 더 보완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제 코드를 쳐다보기도 싫다.


mp3파서가 좀 어려운 이유가

일단 mp3헤더의 버전(1.1, 2.2, 2.3, 2.4)이 여러가지 인데다가,

인코딩종류도(유니코드, utf8, utf16등)도 여러가지 인데, 이게 잘못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고,

국가코드까지 잘못된 경우도 많으며,

헤더에서 size 부분은 syncsafe라는 것으로 일종의 암호화가 되어 있는데,

이게 적용이 안된 파일들도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처리를 해주어야 한다.

한마디로 hell 이다.

(파워앰프라는 가장 많이쓰는 음악 재생기조차도 가사삽입과 앨범아트 삽입기능은

구현이 어려웠는지 제대로 구현되어 있지 않다.)





이제 나도 젊음이 영원하지만은 않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나이이고, 

더이상의 투자할 여력도 열정도 시간도 없으며,


이제 작게나마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을 시작해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mp3망고를 홍보할 생각도 없고,

광고따위를 붙일 생각은 더더욱 없으며

그냥 현황 유지만 할것 같다. 향후 수년간은 말이다...



물론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mp3망고의 사용자 근황을 알려드리자면

무려 다운로드수가 1,000건(1천만건이 아님)을 얼마전 정말이지 힘겹게 돌파한 후로

사용자수도 하루 꼴랑 10명 미만이던 것이, 점점 늘어서

오늘 (17년 2월 22일 기준)으로 하루 40명 이상의 사용자가 설치하고 있고,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물론 한국사용자는 많지 않고 미국,영국,인도 등지에서 많이 설치하는것 같다.

(망고의 장점이라면...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했고, 사람들이 mp3를 듣는한은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꺼라는 점을 꼽고싶다.)


마지막으로 망고를 개발하면서 적게나마 얻은것이라면

오픈소스를 쓸수 있으면 쓰는게 최선이라는 것과,

안드로이드OS 개발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것 정도일까나.

득보다 실이 매우매우매우 크다는 얘기다.


최근 몇년간은 프로그램 개발로 매년 거의 1억 전후의 돈을 벌고 있다.

내가 만약 망고에 투자한 시간에 다른 상업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면

이미 수억이상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차라리 그 시간에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 좀더 잘해주었더라면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지막 버전을 업로드하고 나서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 솔직히 약간의 후회감이 밀려온 것은 사실이었지만,

정말이지 그보다더 훨씬큰 해방감을 느꼈다. 

정말 행복했다. 결과야 어쨌든지 간에 일단은 끝낼수 있어서.

(그런데 정말 웃긴것은 개발을 완료하고 스토어에 등록하면 끝이아니라 그때부터 또다른 hell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마케팅[돈이많이듬]과 유지보수 그리고 다른 앱들과 무한경쟁이라는 진정한 끝판왕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냥 나름 괜찮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철학의 완성과 성찰의 시간도 되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는 더이상 취미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없을 테니까.


그래도 포기않고 끝까지 온 내자신에게는 박수를 치고싶다.



만약 지나가다 우연히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있다면

적어도 누군가 개발한 앱에 격려는 못할 망정

"버그투성이" 라는 둥, "광고를 붙이지 말아라"라는 둥의

마음아픈 댓글들은 달지 않는 한국사람들이 되어 주시길 빌어본다. 

뻑뻑한 눈을 비비고 꽃다운 젋은 나이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못하고, 방구석에서 

사실상 결과는 암울하지만 열심히 한가닥 희망을 품고 개발한 

개발자들을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한다면 말이다.


우리나라 개발자 들이 결국 싸워야 하는 상대는 전세계에 널려있는 셀수없이 많은 개발자들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양분을 먹고 세계로 뻗어나갈 인재가 탄생할 수 있도록 좋은 댓글과 격려들을 주시길 바랍니다.


만약 당신이 초보개발자이고

앱개발을 시작해보고 싶다면 일단은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앱개발은 구글과 애플의 배만 불려주는 상황인 것 같고, 그들이 가져가는 수익을 줄이고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지 않는한 곧 망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다면 응원을 보낸다.



나의 30대에 열정과 시간을 바쳤던 소소한 도전과 실험은 이쯤에서 끝낸다.







(망고를 스토어에 출시한지 얼마 안되었던 16년 12월 19일에 쓰다가 말았던 글을 17년 2월 22일에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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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P3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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